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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BINE 랩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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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의 홍석준 교수님, 출처: COMBINE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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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 교수님의 연구 관점.

나는 올해 초인 1월 5일, 성균관대학교의 홍석준 교수님께 면담 요청을 드렸다. 교수님께서는 IBS 뉴로이미징 연구단에 소속되어 계시며, 이전부터 교수님과는 메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아왔다. 이 모든 것은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유튜브 채널에서 능동추론(Active Inference)이라는 이론 신경과학에 관한 영상을 보고, 직접 메일을 드리면서 시작되었다. 교수님은 유튜브를 통해 인공지능의 역사와 동향을 분석하며,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는 꿈을 이야기하셨다. 그 당시 나는 의식에 대한 막연한 관심과 현 세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 교수님의 강의는 그야말로 단비와도 같았다. 마침 나도 능동추론의 가능성과 비전에 깊이 공감하며 스터디 그룹을 조직하고 운영하고 있던 중이었다.

능동추론에 대해 소개하는 장면, 출처: 신인류 채널

이번 면담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가기 위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었다. 학부 시절, 나는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시간을 비대면과 고독 속에서 보냈다. 수학을 전공한 내가 이론 신경과학과 인공지능에 대한 커리어를 준비하기에는 혼자서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수님께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와 관심사를 다음과 같이 소개드렸다:

자연 지능과 인공지능을 연결짓기: 형식적인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거나 계산 방법론을 제안하는 것. 의식과 관련된 문제 풀기: 의식의 실제 문제에 대한 과학적 연구, 능동추론 및 확률적 기계학습 이론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방법론 활용.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 달성: 신경 계산과 데닛이 제안한 지각, 행동, 주의, 정서 등의 인지기능을 모두 갖춘 에이전트 구현. 교수님께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조언해 주셨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부분은 박사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만큼이나 신중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나만의 견고한 토대를 이룰 수 있는 기술과 연구 설계 방식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며, 박사 과정은 단순히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기존 스킬을 깊이 있고 넓게 확장하며 동시에 나라는 연구자를 알리는 기회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를 더 잘할 수 있는 학교와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나의 5년, 더 나아가 7년이 투자되는 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또한, 석사 학위를 취득할 필요가 있는지, 아니면 바로 박사 학위를 취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해 주셨다. 한국의 통념과 정서에서는 남들보다 일찍 성취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지만, 실제 연구와 전문가 커뮤니티에서는 논문을 직접 작성하며 배우는 경험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러한 배움 없이 일찍 졸업하고 논문이 적다면, 이후에 직장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하셨다. 실제로 학계에서 잘 성장하는 연구자들은 양질의 논문을 3~4편 정도 제대로 작성한 후, 포닥 과정에서 논문을 폭발적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사례가 건강한 발전의 예라고 설명하셨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하다면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해 주셨다. 예를 들어,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정말 개발하고 싶다면, 박사 과정 없이 바로 구글의 로보틱스 부서에 입사해 업무와 연구를 병행하며 성장하는 것도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하셨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흔쾌히 면담을 해주신 홍석준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선배 연구자이자 교수님으로서 나에게 안정감과 가슴 설레는 희망을 안겨주신 이 시간이 너무나도 값졌다. 이 시간을 통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건 이 주제가 맞는가? 너무나도 추상적인 주제가 아닌가? 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연구해서 어떤 결과와 성과를 이루고 싶은가? 정말 내 인생을 이 문제를 푸는 데 바칠 것인가? 등. 앞으로도 많은 고민과 생각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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