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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화된 인지란?

- 참고자료: [Phil, 1]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접근과 학문 간 융합

1 20세기의 인지과학

“마음에 대한 철학적 탐구 이어 받기”

1.1 인지과학 탄생 이전

16, 17세기 유럽의 과학혁명 이후, 모학문인 철학으로부터 각기 독립하여 여러 과학 분야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 받아 19세기의 학자들 중에는 마음의 문제까지도 직관적 논리적 분석을 넘어 객관적 실험 중심의 경험 과학적 근거에 의하여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이들이 있었다.

  • 1870년대 - 빌헬름 분트(Wilhelm Wundt), 심리학을 독립된 경험과학으로 출발; ‘실험 생리적 심리학’ → 약 30년 간 심리학은 마음의 주관적 체험으로써의 의식의 분석 측면을 강조함. → 의식 내용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보고를 분석하는 방법의 체계화에 초점을 둠. → 철학의 전통인 “직관적 내성법Introspection”을 과학적 심리학의 방법론으로 가다듬어 체계화함. ; 구조주의(구성주의) + 내성법의 방법론
  • 20세기 초 - 왓슨(Watson, J. B.), 구조주의 비판 및 경험주의적 행동주의 심리학의 틀 출발 → 구조주의는 실증주의적 객관적 과학의 틀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함. → 철학의 논리실증주의에 강하게 영향을 받아,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것만 다루고자 함. → 심성적mental 개념들은 배척, 행동만을 대상으로 삼음. → 조건형성(Conditioning) 과정으로 동물과 인간의 행동을 기술하려 함. →스키너(B. F. Skinner)는 인간 언어와 사고 영역까지 설명하려고 함. ; 행동주의 + 조건형성의 방법론 (~1950)
  • 1950년대 후반 -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a.k.a. 20세기의 과학혁명) → 행동주의가 심리학에서 마음 개념을 축출한 것을 비판함. → 인간 자신, 동물, 컴퓨터, 인간문화체계 등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 고전적 인지주의Cognitivism + 정보처리적 접근방식 ← “인지과학”의 발생

1.2 인지주의, 인지과학의 특성과 의의

  • 인지주의 패러다임: ‘마음’ $\sim$ ‘컴퓨터’ $\sim$ ‘정보처리 체계(Information Processing Paradigm: IPS)’ ⇒ 인간과 동물의 마음에서 그리고 컴퓨터에서 각종 정보처리가 어떻게 일어나며, 그러한 정보처리를 통해서 마음또는 지知(능)가 어떻게 가능하게 되고 구현되는가? → “知란 마음의 작용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인지과학은 마음의 과학(Science of Mind)이 된다.”
    1. 마음(Mind), 2) 두뇌(Brain), 3) 컴퓨터(Computer), 4) 인공물(Artifact) 주요 특징들
    2. ‘마음’ $\sim$ ‘컴퓨터’ $\sim$ ‘정보처리 체계(Information Processing Paradigm: IPS)’
    3. 마음의 과정은 정보의 처리, 변환이라는 계산주의적 관점Computationalism이다.
    4. 마음의 내용은 지향적 대상의 표상으로 이루어진다는 표상주의Representationalism다.
    5. 마음은 의 신경적 상태에 기초한다는 신경과학적 기반의 강조이다. (그러나 HW/SW의 분리)
    6. 마음의 탐구는 여러 학문들의 수렴에 의하여 가능하다; 수렴(융합)적 접근의 강조이다.

1.3 인지과학과 학문 간 연결, 수렴, 융합

인공지능, 인지심리학, 철학, 언어학, 인지신경과학

2 인지과학 틀의 변천 역사

1980년대 중반부터 ‘마음’에 대한 개념적 재구성 작업이 진행됨.

2.1 이정모의 분류

  • 1단계; 1950년대~1980년대 전반
    • 마음을 제거하였던 행동주의의 반심성주의(Anti-Mentalism)에서 탈피
    • 마음을 디지털 컴퓨터 유추에 바탕을 둔 물리적 기호 체계(Physical Symbol System)로 개념화
  • 2단계; 1980년대 이래
    • 컴퓨터 은유 중심의 고전적 정보처리 접근의 이론적 개념화에 한계를 느낌.
    • 뇌 은유 중심의 신경망 연결주의 접근에 의하여 상징이하(Subsymbolic) 체계의 계산주의를 제시함.
  • 3단계; 1990년대 이후
    • 뇌 영상 기법을 비롯한 인지신경과학 연구기법의 급격한 발전으로 뇌 기능의 중요성을 재발견함.
    • 인지과학의 마음에 대한 접근을 신경과학의 기초 위에 놓으려고 했다.
  • 4단계; 1980년대 후반, 21세기 초
    • 몸과 환경 맥락의 역할을 강조하는 변혁
    • 인간의 마음이 물리적, 사회적 환경 맥락에 적응하는 순간 순간적 상호작용 신체적 행위 활동 상에서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인지다.

2.2 Evan Thompson의 분류

  • 1단계 ← 인지주의(Cognitivism)
  • 2단계 ← 연결주의(Connectionism) (컴퓨터→뇌의 변화는 ‘아래로의 끌음downwards pull’에 해당)
  • 3단계 ← 체화된 동역학주의(Embodied Dynamicism) (뇌→몸과 환경의 변화는 ‘밖으로의 끌음outwards pull’에 해당)

2.3 최후의 입장은? 체화된 인지

  • 데카르트적 심신 이원론, 고전적 인지주의, 환원주의적 유물론에 대해 비판적 설명 틀을 전개함.
  • 모두 마음의 본질과 특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으며, 마음을 뇌 내부의 신경적 상태만으로 환원하는 것은 부족한 개념화라고 주장함.
  • 뇌-신체-세상이 연결된 통합체 상의 현상으로 개념화해야 적절하다고 주장함.

3 체화된 인지/마음(embodied cognition/mind) 접근

3.1 체화된(Embodied) 인지, 연장된(Extended) 마음

  • 전통적인 데카르트적 존재론/인식론에 기초한 마음(Mind)의 개념으로부터 탈피하여, 구체적인 몸이라는 실체를 가지고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출현하는 인간의 적응 ‘행위’로서의 ‘마음’의 관점으로 전환하는 움직임.
  • 연장된 마음 가설(HEM/HEC: Hypothesis of Extended Mind/Cognition, Andy Clark & David Chalmers 1998)

→ 미시적, 신경적 또는 생물적 단위 수준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연결주의와 같은 낮은 설명 수준의 접근, 그보다 한 수준 위에서 명제 중심으로 논리적 체계에 의해 설명하려는 고전적 인지주의의 정보처리 접근이 지니는 제한점을 벗어나려 한다.

→ 환경과는 독립적으로 한 개인 마음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보의 인지적 표상이나 처리가 아니라, 환경과 괴리될 수 없이 환경-몸-뇌가 하나의 통합적 단위를 이루는 바탕 위에서 행위를 통하여 구현되는 활동으로서의 마음을 설명하려고 한다.

“마음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적 상태나 과정이라고 하기보다는 신경적 기능구조인 뇌, 뇌 이외의 몸, 그리고 환경의 3자가 괴리되지 않은 채 하나의 단위로 작용하는 통합체(Nexus) 상에서 이뤄지는 행위 중심으로 재개념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 본질적으로 데카르트적 이원론에 바탕을 둔 존재론과 그에 따른 인식론으로부터 벗어나자는 탈 데카르트적 운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일찍이 17세기 B. Spinoza에 의해 이루어졌다. Spinoza 이후 몸에 대한 강조는 유럽의 현상학적 철학자들에 의하여 주로 이어져 왔다. 베르그송-메를로 퐁티 등의 논의에서는 뇌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심리적 속성의 가능성이 논의되고, 몸과 마음과 환경이 하나의 단위를 이룬다. 몸이 환경의 세상과 일체가 되어 적응하는 과정에서 몸의 행위 하나하나가 마음을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 인지심리학자 M. Wilson: 마음, 인지가 몸에 근거하고 있다
  • Gomila, Calvo: 체화보다는 상호작용성(interactivism)과 역동성(dynamicism)이 더 핵심이다.

3.2 체화된 마음과 인공물

→ 몸과 괴리되지 않은 마음이 몸을 통하여 환경에 공간적 확장, 연장의 특성을 지닌 역동적인 활동에 존재하는 것으로 개념화한다면? 인간 마음과 각종 인공물의 공진화 역사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고려이다.

인간 마음과 인공물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인간과 인공물과의 상호작용 활동 특성을 중심으로 인간의 존재론적 재구성의 필요성이 절실하여지는 미래 시점에서, 인간의 마음, 몸, 활동, 환경 인공물 사이의 관계성을 묻는 철학의 ‘체화된 인지’ 틀은 미래 학문과 테크놀로지의 개념적 재구성에 중요한 이론적 바탕을 제공하리라 본다.

3.3 체화된 인지 접근의 문제점

  1. 과학적 패러다임의 측면
    • 인간(몸)-환경의 상호작용 측면을 어떻게 경험과학적 탐구의 면면으로 객관화하는가?
    • 기존의 인지주의 접근이 성공한 설명적 측면보다 더 좋고 체계적인 기술과 설명을 제공하여야 한다는 과제도 남 는다.
  2. 개념적 측면
    • Adams & Aizawa(2008, 2010) 등이 제기하는 이론적 비판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1. 등가성 원리: HEM/HEC는 환경이 과연 뇌와 동등한 등가의 인지시스템이 될 수 있는가?
      2. 결합 논변: 환경의 물질적 대상은 뇌와 하나의 결합체를 이룰 수 없다! ↔ 전통적인 물질-정신, 안과 밖이라는 이분법적 범주적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도 있다.

3.4 체화된 인지 접근과 학문 간 융합

  • 몸-마음-생명에 대한 통합적 틀로의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함을 요구하는 개념적 전환.


참고자료


Philosophy

Robo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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