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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잠수함을 찾아라: 북한의 핵위협과 대잠전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말머리

이탈리아의 현대예술가 스벤 삭살베르(Sven Sachsalber)의 행위예술 작품 - 건초더미에서 바늘찾기

우리나라 속담에는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라는 말이 있다. 영미권에서도 비슷하게 “Looking for a needle in a haystack“라는 격언이 있다. 즉, “건초더미에서 바늘찾기”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와 영미권 모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표현하는 방식이 놀랄 정도로 닮아있다. 이 둘 모두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일을 유사한 방식으로 희화화하고 있다.

한편, 우리의 일상에서 이처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 어젯밤 만취한 상태로 잠에 든 당신이 눈을 떠보니 출근 시간을 넘겼다. 얼른 운전해서 출근해야하지만 차 키가 어디있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 이 차 키를 찾을 수 있겠는가? 더 심각한 예를 들어 보자. 잠시 당신이 아이와 함께 사람들로 붐비는 놀이공원에 갔다고 상상해보자. 너무나도 많은 인파에 잡고 있던 아이의 손을 놓친 것이다! 이 경우, 당신은 어떻게해서든 아이를 찾아내야 한다. 어떻게 당신의 아이를 찾을 수 있겠는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은 일상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회와 국가적 규모의 전쟁 상황에서도 빈번히 일어난다. 일례로, 산이나 바다에서 실종된 사람을 빠르게 찾아 구조하는 탐색 구조 작전(Search And Rescue; SAR)은 적잖이 필요하다. 산악-시가지-전투-공중-해양 등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서 탐색 구조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만약, 당신이 세월호 사건을 기억한다면,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 연안 경비대의 경우, SAR 작전이야 말로 자신의 가장 오래된 임무 중 하나이자, 반드시 최우선적으로 다루게 되는 상황임을 명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인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영토 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우호국들의 영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은닉에 능한 잠수함 플랫폼을 고려했다는 점 또한 상황을 절망적으로 만든다. 바다에서 잠수함을 찾아 선제적으로 예방한다는 것, 이 일은 바로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다. 그런데, 이러한 절망적인 사건이 과거에 해결된 적이 있다! 이 사례들을 직접 확인해보고 앞으로 개발할 탐색 작전의 가능성을 파악해보자.


1. 서론

(1) 국방백서 2022

우리나라 국방백서 2022에 따르면, 북한의 변화하는 정세-특히 5대 국방과제-에 따라 증가하는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발사의 전후를 대비하는 발사의 왼편 및 오른편 전략과 함께, 미국과 일본과 연합 작전을 수행하며 가용한 감시정찰 자산을 추가 편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전쟁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핵문턱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비핵화의 의미마저 퇴색해버리게 되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SLBM과 잠수함 기술을 고도화하여 최소억제전략에서 제한억제전략으로 그 강도와 위협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소위 “핵 인질”로 잡혀, 사회-경제-문화적으로 다양한 피해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 국군은 Kill Chain-KAMD-KMPR의 3축 체계를 활용하여 이에 대응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Kill Chain과 KAMD를 통해 사전에 핵미사일을 추격해 무력화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거부적 억제” 전략을 취하는 셈인 것이다. KMPR은 북한의 핵공격에 대한 대규모 응징 보복을 경고하는 “응징적 억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은밀성과 생존성이 높은 잠수함 및 SLBM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ICBM보다도 훨씬 더 위협적인 SLBM에 대해서도 과연 이 3축 체계가 잘 대응할 수 있을까?

(2) 북한의 잠수함 및 핵미사일 제원

한편, 북한은 러시아, 중국 등의 주요 우호국 등으로부터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받거나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고도화 해왔다. 시기 순으로 보면, 위스키급→로미오급→상어급→유고급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들 모두 소형 디젤 잠수함으로 소음이 크고, 경량화된 SLBM을 탑재하기엔 체급이 작다. 북한의 SLBM은 주로 신포급이나,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원자력추진잠수함에 탑재가 가능하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경량화 기술은 세계 정상급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잠수함 및 핵미사일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개발된 핵미사일은 사거리 15,000Km로 추정되며,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부와 본토까지 사정거리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탄도 미사일의 특성 상 타겟 주변에서 아주 탄속이 빠르고 RCS(RADAR Cross Section)가 아주 낮기 때문에 탐지가 매우 어렵다. 북한은 2017년에 이르러 SLBM의 수중 사출 시험에 성공하고 실제 전력화하여 운용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대잠전의 중요성

이처럼, SLBM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지구 상의 모든 국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SLBM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사 전에 감시 정찰 자산으로 수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여 발사 직전과 직후의 태세를 확립하는 것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잠전은 주로 잠수함, 구축함, 초계기 등의 정찰 자산을 운용하게 되며, 교리 상 7단계로 구성된다: 탐색→탐재→식별→추적→지휘→결심→대응. 북한-중국-러시아의 대륙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미국-일본의 해양 세력의 연합하게 되었다. 실제 2016년부터 대잠전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감시 정찰 자산 간의 합동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국군의 경우, 부족한 감시 정찰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차기 구축함과 잠수함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미래도전적 성격을 지닌 무인잠수정 등의 기술 확보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도화된 잠수함 및 SLBM 기술에 따라, 대잠전의 중요성은 나날이 격상하고 있다. 더욱이 지휘통제 관점에서도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효과적인 작전 운용을 위한 실질적 교리 개편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감시정찰 자산의 규모를 늘리거나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는 이렇게 획득한 자산과 정보를 통해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C4ISR(Command-Control-Communication-Computer, Intelligence, Surveillance & Reconnaisance)의 관점에서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진보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2. 본론

(1) 제2차 세계대전 시기, Koopman의 U-보트 탐색 작전


Koopman은 당대 최고의 과학자이자 석학으로, 독일군의 U-보트를 탐색하기 위한 “탐색 이론(Search Theory)”이라는 이론체계를 정립하였다. 이 연구는 현대의 운용 과학(Operation Research)으로 이어진다. 이 분야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수학적 기법들을 다루며, 주로 통계학과 수리 모델을 주로 연구한다. 그가 세운 이론체계는 정지 물체를 대상으로 하며, 주로 세 가지 유형의 탐색이론을 정립했다.

(2) 1966년 팔로마레스 탐색 작전

냉전 시기, 미국의 전략 폭격기 B-52가 수소 폭탄 4기를 탑재하여 24시간 북극해 상공을 비행하는 크롬 돔(Chrome Dome) 작전이 수행되었다. 이 때, 공중 급유를 하던 폭격기가 급유 호스에 맞아 폭발해 수소 폭탄을 소실한 사건이 일어났다. 소실된 4기 중 3기는 곧바로 찾았으나 나머지 1기를 잃어버렸고, 이를 찾는 탐색 작전이 수행되었다. 당시 해군 소속 민간인 과학자였던 Craven이 프로젝트를 맡았고, 도움을 받고자 Daniel Wagner와 그의 조수 Henry Richardson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채 스페인의 한 토마토 농장에서 파손된 폭탄을 찾게 된다.

(3) 1968년 USS Scorpion 탐색 작전

냉전 시기, 심해 잠수함 체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미 해군 소속의 잠수함 USS Scorpion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Henry Richardson과 Lawrence D. Stone이 투입되어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Monte-Carlo Sampling 기법과 해류를 고려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후 Lawrence D. Stone은 “최적 탐색 이론(Optimal Search Theory)”을 정립하게 된다.

(4) 1976년 US Voge 호와 소련 K-22 충돌 사건

훗날 미 해군의 지중해 사령관이 되는 Nicholson은 Henry Richardson에게 의뢰하여, 지중해에서 소련의 잠수함을 탐색 및 탐지하는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과거 사례로부터 기술을 확보한 Richardson은 컴퓨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US Voge 호를 통해 탐색 및 탐지에 성공하게 된다. 잠수함은 플랫폼 상 대잠함에 비해 속도가 낮으므로 도망치는 것이 불가능했고, 소련의 K-22 잠수함은 US Voge에 충돌하여 나포하게 된다.

(5) 2009년 에어 프랑스 AFF447기 실종 사건

2009년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파리로 향한 AFF447기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Lawrence D. Stone이 창업한 Metron Inc.에서 탐색 작전을 수행하여 해결한 사건 이다.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해 다양한 시나리오 세트를 구성하고, 각 시나리오의 가중치를 고려하여 확률을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진행되고 있는 탐색 작전의 결과를 바탕으로 업데이트하여 작전 실무자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였다.

(6) 2013년 미 연안 경비대의 탐색구조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해안가에서 자국의 인명 혹은 자산이 실종된 경우, 이를 빠르게 탐색하여 구조하는 SAR(Search and Rescue) 작전은 미 연안 경비대의 가장 오래되고 중요도 높은 작전이다. 과거 Discenza로부터 CASP라는 자동화된 프로그램이 제안되어 왔고, 2013년에 이르러 해류의 실시간 흐름을 반영하는 SAROPS라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본 프로그램은 대개 12시간 내로 실종자를 찾아내며, 아주 높은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탐색 구역이 아무리 광활하더라도, 사전정보와 해류를 통해 최적의 탐색 작전을 제안한다.


3. 결론

북한의 대표적인 비대칭전력인 SLBM 기술이 고도화되고, 은밀성과 생존성이 높은 잠수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 한반도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핵 인질”의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우리나라는 3축 체계뿐만 아니라, 미국-일본과의 연합 작전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위기 극복은 현실적인 방안과 뛰어난 기술이 필요함에 틀림없다.

대잠전에 있어 잠수함 탐색은 “모래 사장에서 바늘 찾기”에 가까운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루어진 노력과 앞으로 대응하게 될 정보들, 연합군을 통해 수집한 주요 정보 자산은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과거 세계 대전 및 냉전 시기, 근현대의 역사를 통해 그 가능성이 입증되었다. 선행 연구는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는 대잠전이 “그렇게까지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는 통찰을 제공한다.

최적 탐색 기술은 실질적인 문제 해결보다, 지휘통제 관점에서 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점에 관련되어 있다. 기계학습 및 IoT, AI 등의 기술이 접목된 사례도 극히 적어, 관련 기술을 확보한다면 미래 전장의 큰 위협을 다루게 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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